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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이 몰리는 K뷰티 현장 ①] 'K약국투어'는 뜨는데, 법은 정반대 방향으로 간다

2026-07-11 11분·Edited by AI

Overview

5월 외국인 카드소비 중 약국 성장률이 206%로 전 업종 1위를 기록했다. "K약국투어"가 확산되는 사이 국회는 지난 4월 복수 약국 운영을 전면 금지하는 약사법 개정안을 의결했고, 7월에는 "창고형 약국"을 겨냥한 후속 규제까지 예고됐다. 위기의 면세점이 과세공간을 활용해 이 시장에 들어올 수 있지만, 조건은 기존 프랜차이즈를 세입자로 유치하고 매출연동형 임대료의 유혹을 버리는 것이다.

명동과 홍대의 평범한 동네 약국 앞에 외국인 관광객이 줄을 선다. 이들이 찾는 건 감기약이 아니다. 여드름 연고, 피부 장벽 크림, 흉터 재생 연고 — SNS에서 미리 저장해 둔 "한국 약국 추천템" 목록을 들고 온다. 지난 5월 방한 외국인의 카드 소비액은 2조1222억원으로 사상 처음 2조원을 넘었고, 전체 업종 가운데 약국의 성장률이 206%로 가장 높았다. 피부관리·마사지(154%), 피부과(86%)가 그 뒤를 이었다. 그런데 이 폭발적 수요가 향하는 곳은 다이소나 올리브영 같은 체인이 아니라, 법적으로 체인화 자체가 봉쇄된 개인 약국이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같은 시기, 국회는 그 봉쇄를 한층 더 강화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무엇이 일어나고 있나 — 약국이 K뷰티 쇼핑 명소가 됐다

인스타그램 '#약국화장품' 해시태그는 2만 건을 넘었고, 유튜브·샤오홍슈의 '코리안 파머시 머스트바이' 영상은 수만 조회수를 기록한다. 관광객들은 여행 오기 전부터 이 콘텐츠를 저장해 두고, 현지에서는 그대로 카트에 담는다. 홍콩에서 온 한 관광객은 "홍콩에서는 스팟 패치를 이렇게 싸게 살 수 없다"고 했고, 일본 관광객은 "한국 제품이 일본 제품보다 저렴하면서 효과는 더 좋다"고 말한다.

창고형 약국 매장 내부
대형 창고형 약국 매장 — 관광객이 찾는 피부 외용제·기능성 화장품이 매대 전면에 진열돼 있다

수치도 이를 뒷받침한다. 외국인 의료·헬스케어 소비액은 2023년 상반기 2233억원에서 2024년 상반기 8896억원으로 늘었고, 이 중 약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60%에 달한다. 올해 5월 기준 외국인 의료 소비액은 2511억원(전년 동월 대비 74.6% 증가)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의료 소비 건수 10건 중 7건(69.8%)이 약국에서 발생했다. 동아제약의 피부 외용제 3종(노스카나·애크논·멜리토닝) 매출은 2022년 상반기 184억원에서 지난해 상반기 355억원으로 뛰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약국 화장품은 피부과 약 같은 신뢰감을 소비자에게 준다"고 설명한다. 시술 후 재생·진정 제품을 약국에서 사는 흐름까지 겹치며, 피부과 시술과 약국 쇼핑이 하나의 여행 코스로 묶이고 있다 — 피부과 쪽 붐과 면세점의 대응 전략은 2편에서 따로 다룬다.

핵심 인사이트 ① — 이 붐은 원래대로라면 '체인화'로 흘러가야 한다

유통에서 특정 카테고리 수요가 이렇게 단기간에 폭발하면, 정상적인 다음 수순은 체인화·표준화다. 올리브영이 H&B 시장을 장악한 방식이 그랬고, 다이소가 저가 리테일을 흡수한 방식도 마찬가지였다. 다국어 응대 인력을 표준화하고, 관광특구 입지에 맞춰 매장을 늘리고, 세제 환급(Tax Refund) 인프라를 일괄 구축하는 식이다.

그런데 약국은 이 경로를 탈 수가 없다. 약사법의 '1약사 1약국' 원칙 때문이다. 약사가 아니면 약국을 개설할 수 없고, 한 명의 약사는 원칙적으로 약국 하나만 개설·운영할 수 있다. 이 규정의 취지는 자본이 약국 운영에 개입해 공공성을 훼손하는 것을 막는 데 있다 — 약사 개인의 전문성과 판단이 자본의 논리에 잠식되지 않도록 하는 장치다. 그 결과 명동·홍대의 '핫플 약국'들은 각자 개별 약사가 운영하는 완전히 별개의 사업장이다. 관광객 응대 매뉴얼도, 세제 환급 등록도, 다국어 안내판도 전부 개별 약국 단위로 따로 갖춰야 한다.

핵심 인사이트 ② — 하필 이 시점에, 국회는 그 봉쇄를 더 강화했다

여기가 이번 이슈의 진짜 핵심이다. 지난 4월 23일 국회 본회의는 약사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기존에도 '하나의 약국만을 개설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었지만, 이번 개정은 문구를 '어떠한 명목으로도 둘 이상의 약국을 개설하거나 운영할 수 없다'로 바꿨다. 개설뿐 아니라 실질적인 '운영'까지, 그리고 '어떠한 명목으로도'라는 표현으로 우회 형태까지 명시적으로 막았다. 공식 프랜차이즈는 아니지만 브랜드를 공유하고 경영 지원 조직을 통해 사실상 동일 체계로 움직이던 '네트워크형 약국'들이 최근 확산되자, 이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이 개정 규정은 공포 후 6개월이 지난 시점부터 시행된다.

즉 외국인 관광 수요가 개인 약국 단위로 폭발하고 있는 바로 이 시점에, 국회는 그 수요를 조직적으로 받아낼 수 있었던 유일한 통로 — 자본과 조직이 결합된 네트워크형 구조 — 를 정조준해 막았다. 두 정책 방향이 충돌한 게 아니라, 애초에 서로 다른 목적(환자 보호를 위한 약사 전문성 보호 vs 관광 소비 활성화)에서 움직이는 두 흐름이 우연히 같은 시점에 정반대 방향으로 교차한 것이다. 이 접점을 짚는 보도는 아직 없다.

핵심 인사이트 ③ — 그래도 남아있는 합법적 통로, MSO

그렇다고 자본이 이 시장에서 완전히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병원·피부과 업계가 이미 오래전에 찾아낸 길이 있다 — MSO(Management Service Organization, 경영지원회사)다. 강남 피부과 클리닉 네트워크나 치과 전문병원 연합이 마케팅·급여·시설관리·공동구매를 MSO 법인으로 통합해 비용을 줄여온 사례가 이미 자리 잡았고, 관련 활용 사례는 최근 5년간 약 180% 늘었다. 약국도 원리는 같다. MSO는 약국을 '개설·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개설자인 약사가 조제·복약지도 같은 약무(藥務)에 집중하도록 인사·노무, 세무회계, 마케팅·홍보, 시설·재고 관리 같은 비약무 업무를 대행하는 서비스 법인이다. 약사법이 막는 것은 '약국의 개설·운영'이지, '약국에 대한 경영지원 서비스 제공'이 아니다 — 이 틈이 지금 남아 있는 합법적 스케일업 경로다.

다만 이 틈은 좁고, 선을 넘는 순간 바로 무너진다. MSO가 약국 이윤을 일정 비율로 배분받거나(수익 배분형), 약국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직접 투입하거나(자본조달형), 약국 직원의 채용·해고를 결정하는 순간 — 이는 더 이상 '경영지원'이 아니라 실질적 '운영 지배'로 간주되어 '사무장 약국'으로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즉 MSO가 합법적으로 작동하려면 철저히 고정 수수료 기반의 서비스 계약이어야 하고, 약국의 매출·이윤과 연동되는 어떤 형태의 대가 구조도 피해야 한다.

게다가 이 틈마저 계속 좁혀지고 있다. 4월 개정안이 '개설·운영'의 정의를 넓힌 데 이어,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른바 '창고형 약국'을 겨냥한 후속 개정안을 대표발의할 예정이다(2026년 7월 10일). 이 법안은 지자체장이 약국 개설등록 심사 단계에서부터 임대인·자금 제공자·경제적 이해관계자와 맺은 계약 내용까지 들여다볼 수 있게 하고, 계약에 '운영성과에 대한 귀속·배분'이나 '독립적 업무수행 제한' 조항이 있으면 개설 자체를 반려할 수 있도록 한다. MSO 계약서에 수수료를 매출 연동형으로 설계해뒀다면, 이 조항 하나로 약국 개설 자체가 막힐 수 있다는 뜻이다.

비즈니스 임팩트 — 체인화가 막히자 자본은 'MSO·브랜드'로 우회한다

체인화가 법으로 막힌 상황에서, 자본과 제약사들은 두 갈래 통로를 찾았다. 하나는 제품 브랜드다. 동국제약은 약국 전용 브랜드 '마데카파마시아'를, 일양약품은 '닥터 프리메틱'을 내놓으며 개별 약국들을 브랜드 단위로 묶기 시작했다. 다른 하나는 MSO다. 약국 자체를 소유·운영할 수는 없지만, 다국어 응대 인력 파견, 관광특구 입지 분석, 택스리펀드 등록 대행, 공동 마케팅·구매 같은 서비스를 고정 수수료로 제공하는 MSO 법인을 세우면, 개별 약국들을 계약 관계로 묶어 사실상의 네트워크 효과를 만들 수 있다. 자본이 '매장 소유'가 아니라 'SKU'와 '서비스 계약'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우회 구축하는 구조다.

인프라 격차도 벌어진다. 택스리펀드는 개별 약국이 관할 세무서에 외국인 면세판매장 지정을 신청하고 환급 대행사와 별도로 계약해야 작동한다. 명동·홍대처럼 이미 등록을 마친 약국과, 아직 신청조차 하지 않은 약국 사이에 관광객 매출 격차가 생길 수밖에 없다 — 이 등록 대행이야말로 MSO가 가장 먼저 붙을 수 있는 서비스 영역이다. 다만 개정 약사법 시행(공포 후 6개월) 시점과, 전진숙 의원 발의안이 통과될 경우의 개설등록 심사 강화 시점이 겹치면, 지금까지 느슨하게 운영되던 MSO 계약서들도 재점검이 불가피해진다. 그사이 관광 수요는 계속 늘어나는데, 이를 받아낼 합법적 조직 기반은 갈수록 좁고 정교한 설계를 요구하게 되는 구조다.

핵심 인사이트 ④ — 면세점의 '과세공간'이 다음 무대가 될 수 있는 이유

이 시장에 가장 먼저 뛰어들 준비가 된 자본은 의외로 면세점일 수 있다. 지금 면세점 업계는 구조적 위기 한복판에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부산점을 폐점(2025년 1월 24일)했고, 신라·신세계는 인천공항 T1 DF1·DF2 사업권을 반납하며 각각 위약금 1,900억원을 부담해야 하는 처지다. 롯데면세점은 이 위기의 돌파구를 '다각화'로 잡았다 — 페이백 중심 혜택만으로는 고객을 오래 붙잡을 수 없다고 보고, "체류 시간이 길어질수록 구매로 이어질 확률도 높아진다"는 판단 아래 체험형 요소를 계속 추가하고 있다. 도쿄 긴자 시내면세점을 리뉴얼하며 사후면세점(과세) 면적을 절반으로 확장해 현지인도 이용할 수 있게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흐름 위에 K약국투어 수요를 얹으면 그림이 맞아떨어진다. 면세점은 이미 외국인 관광객이 대량으로, 그리고 체류 시간을 갖고 몰리는 장소다. 여기에 약국을 유치할 수 있다면 트래픽을 소비로 전환하는 또 하나의 축이 생긴다. 관건은 위치다 — 면세점의 보세판매장(관세청 특허를 받은 면세 물품 전용 구역)에는 약국이 들어갈 수 없다. 의약품은 애초에 면세 대상 품목이 아니고, 보세판매장 특허 자체가 판매장 면적·업종 구성을 별도로 규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면세점 건물에는 이미 보세구역 밖에 '과세' 임대 공간이 공존한다. 인천공항 T2의 '고메브릿지' 푸드코트가 대표적이다 — 면세 특허 구역이 아니라 일반 과세 임대 매장으로 F&B를 운영해 체류 시간을 늘리고 매출을 견인해 온 선례다. 약국도 이 과세공간에 임대 매장으로 들어가면 관세법·보세판매장 고시상 걸림돌이 없다.

물론 약사법의 벽은 면세점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면세점 운영사가 직접 약국을 개설·운영할 수는 없다 — 어디까지나 과세공간을 임대해주는 임대인, 또는 앞서 다룬 MSO 방식으로 다국어 응대·택스리펀드 등록·마케팅을 대행하는 서비스 제공자 역할에 머물러야 한다. 그리고 바로 여기서 유통업계의 익숙한 관행이 함정이 된다. 지금 대형마트·쇼핑몰들이 초대형 약국을 앵커테넌트로 유치하며 쓰는 방식은 매출연동형 임대료다. 청량리 MBB(약국 58평, H&B·카페 등 전체 1,100평 복합), 홈플러스 금천점, 스타필드 빌리지 운정, 용산 전자랜드 창고형 약국까지 — 트래픽 회복이 급한 상업시설들이 파격적 조건을 내걸고 경쟁하는 이유다. 그런데 약국 업계에서는 이미 이 매출연동형 임대료 자체가 "임대료인가, 경영 참여인가"라는 논란의 핵심으로 떠올라 있다. 약국 매출이 늘수록 임대인의 수익도 늘어나는 구조는 외부 자본이 약국 경영성과에 직접적인 경제적 이해관계를 갖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고, 전진숙 의원 발의안이 통과되면 '운영성과에 대한 귀속·배분' 조항이 있는 계약 자체가 개설등록 반려 사유가 된다. 면세점이 다른 업종에 쓰던 유치 공식을 약국에 그대로 옮기면 안 되는 이유다.

핵심 인사이트 ⑤ — 그래서 면세점의 답은 '임대'다

여기서 면세점이 던져야 할 질문은 "MSO를 새로 만들 것인가, 임대만 할 것인가"다. 약국 채널에서는 답이 비교적 분명하다 — 이미 '기성품'이 시장에 나와 있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등록된 약국 프랜차이즈만 8개(온누리·메디팜·옵티마·휴베이스·참약사·힙스·파란문·메가팩토리)이고, 여기 속한 가맹약국이 2024년 기준 5,405개다 — 온누리 2,073개, 메디팜 1,133개, 옵티마 879개 순이다. 이 체인들은 이미 다국어 대응 매뉴얼, SKU 표준화, POS·재고 시스템을 자체적으로 구축해 놓은 상태다. 면세점 입장에서는 이 중 한 곳을 과세공간의 세입자로 유치해 고정임대료를 받으면 끝난다. 굳이 면세점이 새로 MSO를 만들어 다국어 응대나 재고 표준화 같은 서비스를 자체 개발할 이유가 없다 — 이미 검증되고 스케일이 난 브랜드를 그대로 앉히는 쪽이 훨씬 빠르고 리스크도 낮다. 다만 이 경우에도 온누리·메디팜 본사가 가맹약국에서 받는 로열티 구조와 면세점이 세입 약국에서 받는 임대료는 완전히 별개 계약이라는 점은 분명히 해야 한다 — 면세점의 임대료 자체는 여전히 고정형이어야 앞서 짚은 사무장약국 리스크에서 자유롭다.

규제 성숙도도 이 판단을 뒷받침한다. 약국 MSO·네트워크 규제는 2026년 4월에야 강화됐고, 7월에 후속 규제까지 예고된 '한창 단속선이 그어지는 중'인 영역이다. 이제 막 규제가 정비되는 영역에 면세점이 굳이 자체 MSO를 새로 만들어 뛰어들기보다는, 이미 자리 잡은 체인 브랜드에 세입자 자리만 내주는 쪽이 리스크 대비 합리적인 선택이다. (피부과 채널은 사정이 정반대다 — 전국 단위 등록 프랜차이즈가 없고 MSO가 훨씬 성숙한 산업 관행이라, 면세점이 직접 MSO로 참여할 유인이 더 크다. 이 얘기는 2편에서 이어간다.)

비즈니스 케이스 정리

  • 수요 적합성 — 상: 외국인 관광객 트래픽은 이미 면세점에 확보돼 있다. K약국투어 수요와 겹치는 고객군이라 신규 고객 획득 비용이 들지 않는다
  • 타이밍 — 상: 면세점 업계가 구조적 위기 속에서 '체류 시간 확보'를 다각화 전략의 핵심으로 삼고 있는 지금 시점과 정확히 맞아떨어진다
  • 법적 가능성 — 중상: 보세판매장이 아닌 과세공간을 활용하면 관세법상 걸림돌은 없다 — 고메브릿지 같은 F&B 임대 선례가 이미 있다. 다만 약사법의 1약사1약국 원칙은 그대로 적용되므로 면세점은 임대인·MSO 역할에 머물러야 한다
  • 경제성 — 중: 매출연동형 임대료를 쓸 수 없어 임대 수익 자체는 유통업계 평균보다 제한적이다. 대신 체류 시간 증가에 따른 화장품·명품 매장 매출 견인 효과와 "면세점에 K약국이 있다"는 화제성·홍보 효과로 수익을 보완하는 모델이 현실적이다
  • 최적 구조 — 자체 MSO가 아니라 임대: 약국은 이미 5,405개 매장을 보유한 등록 프랜차이즈(온누리·메디팜·옵티마 등)가 존재하므로, 면세점이 자체 MSO를 새로 만들 필요 없이 기존 체인을 세입자로 유치해 고정임대료만 받는 편이 효율적이다
  • 결론: 가능성은 분명히 있다. 다만 성공 조건은 하나다 — 계약을 고정임대료 또는 고정수수료 기반으로 설계하고, 매출연동형 구조의 유혹을 버티는 것이다

실무 시사점

  • 경영기획(제약·유통·투자 자본): 약국을 직접 소유·운영하는 M&A 경로 대신, 다국어 응대·택스리펀드 대행·공동 마케팅·재고 표준화를 서비스로 제공하는 MSO 법인 설립을 채널 확장의 기본 전략으로 적극 검토할 것 — 병원·피부과 업계가 이미 검증한 모델을 약국 채널에 이식하는 방식이며, 지금 남아 있는 사실상 유일한 합법적 스케일업 경로다
  • MSO 설계·법무: MSO 계약은 반드시 고정 수수료 기반으로 설계하고, 약국 이윤과 연동되는 수익 배분 조항이나 운영자금 직접 투입, 인력 채용·해고 결정권 등 '운영 지배'로 해석될 수 있는 요소를 계약서에서 원천 배제할 것 — 전진숙 의원 발의안이 통과되면 지자체장이 개설등록 심사 단계에서 계약서 내용까지 직접 검토하게 되므로, 기존 계약서도 사전 재점검이 필요하다
  • 면세점 사업개발·MD: 자체 MSO를 새로 만들기보다, 공정위 등록 프랜차이즈(온누리·메디팜·옵티마 등 8개 체인, 5,405개 매장) 중 한 곳을 과세공간의 세입자로 유치하는 쪽이 빠르고 리스크가 낮다. 다국어 대응·SKU 표준화는 이미 체인 본사가 갖추고 있으므로, 면세점은 고정임대료 계약과 물리적·회계적 분리(보세판매장 특허 구역과 명확히 구분된 과세 임대 공간)에만 집중하면 된다
  • 제약사 마케팅·영업: 브랜드 표준화(진열 가이드, 다국어 POP, 성분 추천 스크립트)를 MSO의 서비스 메뉴 중 하나로 편입시켜, 브랜드 전략과 MSO 인프라를 결합한 이중 전략으로 개별 약국을 묶어낼 것
  • 개별 약국·약사회: 명동·홍대 등 관광특구 약국은 택스리펀드 사업자 등록과 즉시환급 단말기 도입을 서두를 것. 등록 여부 자체가 관광객 매출의 분기점이 되고 있다
  • 정책·법무 담당: 개정 약사법의 '어떠한 명목으로도' 조항과 전진숙 의원 발의안의 개설등록 반려 요건이 기존 MSO·공동 마케팅 계약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6개월 유예기간 안에 법률 검토를 마칠 것
  • 관광 인프라·지자체(관광특구 운영): 다국어 약국 지도, 성분·효능 번역 자료 등 개별 약국이 감당하기 어려운 공용 인프라를 지자체·관광공사 차원에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 — 개별 약국 단위 규제 안에서는 이런 공공 인프라가 MSO와 함께 규모의 경제를 대신하는 축이 된다

결론

'K약국투어'는 지금 한국 리테일에서 가장 빠르게 크는 채널 중 하나다. 하지만 이 성장은 보통의 유통 붐과 다른 경로를 탄다. 체인화·자본 결합이라는 익숙한 스케일업 공식이 약사법으로 원천 봉쇄돼 있고, 그 봉쇄는 하필 관광 수요가 폭발하는 지금 더 강화되고 있다. 남은 통로는 병원·피부과 업계가 먼저 검증한 MSO뿐이지만, 이마저도 전진숙 의원 발의안처럼 계약 구조 자체를 심사하는 후속 규제가 뒤따르고 있어 설계의 정교함을 요구한다. 위기의 면세점이 과세공간을 활용해 이 시장에 진입하는 그림도 타이밍상 충분히 성립하지만, 약국 채널에서는 굳이 MSO를 새로 만들 필요 없이 이미 검증된 프랜차이즈 체인을 세입자로 유치하고 고정임대료 원칙을 지키는 것으로 충분하다. 다음 단계에서 이 시장의 승자는 매장을 늘리는 주체가 아니라, 개별 약국이라는 파편화된 구조 위에서 브랜드·인프라로 규모의 경제를 합법적으로 대신 만들어내는 주체가 될 것이다. 면세점이 같은 과세공간 전략을 피부과에도 적용할 수 있을지, 그리고 왜 그때는 답이 정반대(자체 MSO)로 바뀌는지는 이어지는 2편에서 다룬다.

RIT's Insights

약국이 관광 명소가 됐다는 뉴스는 이미 여러 매체가 다뤘다. 그런데 아무도 짚지 않은 지점이 있다. 이 붐이 한창인 지금, 국회는 정반대 방향의 법을 통과시켰다는 사실이다. '어떠한 명목으로도 둘 이상의 약국을 운영할 수 없다'는 문구는 환자 보호라는 전혀 다른 맥락에서 나온 것이지만, 결과적으로는 관광 수요를 조직적으로 받아낼 유일한 통로를 막아버렸다.

이건 누가 잘못했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약사법 개정의 취지 — 자본이 약국을 잠식하지 못하게 하는 것 — 는 그 자체로 타당하다. 다만 이 타당한 규제와, 마침 폭발하는 관광 수요가 같은 시점에 충돌하면서 시장에 독특한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그래도 이 시장에 진지하게 들어가고 싶은 자본이라면, 답은 이미 병원·피부과 업계가 보여줬다고 본다. MSO다. 강남 피부과 클리닉들이 마케팅·급여·시설관리를 MSO로 통합해 비용을 줄여온 방식을 약국에 그대로 옮기면 된다 — 약국을 사거나 직접 운영하려 들 게 아니라, 다국어 응대·택스리펀드 등록·공동구매·재고 표준화를 고정 수수료로 대행하는 서비스 회사를 세우는 것이다. 이건 편법이 아니라 병원 업계에서 이미 5년 넘게 검증된 정공법이다.

다만 여기서 선을 넘으면 바로 사무장 약국이 된다. 수수료를 매출 연동형으로 짜거나 운영자금을 직접 대는 순간 얘기가 달라진다. 그리고 하필 이 글을 쓰는 지금, 전진숙 의원이 '창고형 약국'을 겨냥한 후속 개정안을 준비하고 있다는 걸 확인했다 — 개설등록 심사 단계에서부터 계약서의 자금·운영 관계를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MSO로 가는 길은 분명 열려 있지만, 계약서 한 줄 한 줄을 고정 수수료 원칙 위에서 짜야 한다. 이 균형을 놓치는 순간 시장 진입이 아니라 형사 리스크가 된다.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건 면세점 각도다. 지금 면세점 업계는 부산점 폐점, 인천공항 사업권 반납으로 이미 벼랑 끝인데, 롯데가 내놓은 '체류 시간을 늘려야 산다'는 다각화 전략은 K약국투어 수요와 놀랍도록 잘 맞는다. 게다가 고메브릿지처럼 보세구역 밖 과세공간에 F&B를 들인 선례가 이미 있어서, 약국을 들이는 것도 관세법상으로는 새로운 실험이 아니다. 문제는 딱 하나, 유통업계가 앵커테넌트를 유치할 때 습관적으로 쓰는 매출연동형 임대료다. 이걸 그대로 약국에 적용하면 지금 이 글에서 다룬 사무장 약국 리스크에 정확히 걸린다. 면세점이 진지하게 이 카드를 쓰려 한다면, 임대 담당이 아니라 약사법을 아는 법무 담당이 계약서를 먼저 봐야 한다.

다만 약국에서 통하는 답을 피부과에 그대로 옮기면 안 된다는 것도 짚어야겠다. 약국은 이미 온누리·메디팜·옵티마 같은 등록 프랜차이즈가 5,405개 매장을 굴리고 있어 면세점이 자체 MSO를 새로 만들 이유가 없지만, 피부과 쪽은 사정이 다르다. 왜 다른지, 그리고 면세점이 피부과에서는 왜 반대로 자체 MSO에 뛰어들어야 하는지는 다음 편에서 이어간다.

RETAIL INTELLIGENCETONG · 通 · 2026R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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