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시계산업, 2026년 상반기 바닥 다지나 — 수출 0.7% 감소 속 스와치그룹 매출은 고정 환율 기준 8.5% 증가
2026-08-28 오전 8:41Fashion & Luxury
Overview
2026년 상반기 스위스 시계 수출액은 128억2,400만 스위스프랑으로 전년보다 0.7% 줄었지만, 손목시계 수출 물량은 2.3% 늘었고 6월과 7월 수출은 각각 11.2%, 9.6% 증가해 1~7월 누적 수출은 0.9% 증가세로 돌아섰다. 오메가·티쏘·론진을 보유한 스와치그룹은 고정 환율 기준 매출이 8.5% 늘며 산업 수출이 정체된 환경에서도 강한 성장세를 보였지만, 영업이익률은 1.7%에 그쳤다. 한국법인은 매출이 2년 연속 늘었는데도 순손실은 오히려 확대됐다.
2026년 상반기 스위스 시계산업은 본격적인 회복보다 침체의 바닥을 다지는 단계에 가까웠다. 스위스시계산업협회(FH)에 따르면 상반기 전체 시계 수출액은 128억2,400만 스위스프랑으로 전년 동기보다 0.7% 감소했다. 그러나 손목시계 수출 물량은 2.3% 증가했고, 6월과 7월 수출은 각각 11.2%, 9.6% 증가하며 1~7월 누적 수출액을 전년 동기 대비 0.9% 증가로 돌려세웠다. 다만 FH 통계는 최종 소비자 판매액이 아니라 스위스에서 해외로 출하된 수출액이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오메가·티쏘·론진·해밀턴·브레게·블랑팡·스와치를 보유한 스와치그룹은 뚜렷하게 다른 흐름을 보였다. 2026년 상반기 매출은 31억2,100만 스위스프랑으로 고정 환율 기준 8.5%, 실제 환율 기준 2.0% 증가했다. 2분기 성장률은 고정 환율 기준 9.4%였고, 5~6월에는 13.1%로 가속됐다(산업 수출액과 기업 매출은 집계 기준이 달라 엄밀히 같은 지표는 아니라는 점은 뒤에서 자세히 다룬다). 반면 영업이익은 5,200만 스위스프랑, 영업이익률은 1.7%에 머물렀다. 매출은 회복됐지만 강한 스위스프랑과 낮은 공장 가동률, 생산인력 유지 비용이 수익성을 눌렀다.
한국에서는 스와치그룹코리아의 매출이 2023년 급감한 뒤 2024년과 2025년 연속 증가했지만 수익성은 순손실로 돌아섰다. NICE D&B 자료를 인용한 기업정보 서비스에 따르면 2025년 매출은 약 3,481억 원으로 6.0% 증가했지만 당기순손실은 약 69억 원이었다(영업손실은 다른 기업정보 서비스 기준 약 56억 원). 글로벌 그룹이 한국 매출 증가율을 12%로 제시한 것과 한국법인 매출 증가율이 6%인 것은 환율, 집계 범위와 매출 인식 기준이 다르기 때문일 수 있어 동일한 지표로 봐서는 안 된다.
2026년 상반기 스위스 시계 수출, 128억 프랑으로 0.7% 감소
스위스 시계산업은 생산량의 약 95%를 전 세계 약 200개 시장에 수출하는 대표적인 수출산업이다. 이 때문에 글로벌 소비경기뿐 아니라 스위스프랑 환율, 미국의 관세 정책, 중국 경기, 중동 정세와 각국 유통업체의 재고 수준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2026년 상반기에는 미국 관세를 둘러싼 불확실성,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충돌, 스위스프랑 강세와 금 가격 상승이 동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오메가·티쏘·론진·브레게·블랑팡 등 스와치그룹이 보유한 브랜드들
FH가 집계한 2026년 상반기 전체 스위스 시계 관련 수출액은 128억2,400만 스위스프랑으로 전년 동기 129억1,590만 스위스프랑보다 0.7% 감소했다. 이 가운데 손목시계 수출은 122억3,850만 스위스프랑으로 0.6% 줄었다. 반면 손목시계 수출 물량은 약 713만9,000개로 2.3% 증가했다. 수출 개수는 늘었지만 수출액은 소폭 줄었다는 뜻이다.
단위: 스위스프랑(손목시계 수출 수량 제외)
스위스 시계 수출
2025년 상반기
2026년 상반기
증감
전체 시계산업 수출액
129억1,590만
128억2,400만
-0.7%
손목시계 수출액
123억1,510만
122억3,850만
-0.6%
손목시계 수출 수량
697만7,000개
713만9,000개
+2.3%
무브먼트 수출액
7,870만
7,290만
-7.4%
무브먼트 수출 수량
133만4,000개
119만6,000개
-10.3%
FH 통계는 스위스 세관에 신고된 수출가격과 출하량을 기준으로 하며, 최종 소비자 판매액과는 다르다.
FH가 제시한 가격대·소재별 통계를 보면 물량 증가의 원인이 좀 더 뚜렷하게 드러난다. 상반기 물량 증가는 주로 수출가격 500스위스프랑 미만의 기계식 시계에서 나왔다. 이 가격대의 수출 수량은 23.8% 늘었다. 반면 전체 수출액에는 500~3,000스위스프랑 구간의 수출액이 5.7% 줄어든 영향이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소재별로는 귀금속 시계 수출액이 6.5% 줄었지만 바이메탈 제품은 20.0%, 기타 금속 제품은 14.4% 늘었다(스틸 시계는 6.5% 감소). 물량이 늘어난 것은 확인되지만, 이를 단순히 "소비자가 저가 시계로 옮겨갔다"고 단정하기보다 특정 접근가격대와 소재군의 출하가 상대적으로 강했다고 해석하는 편이 정확하다.
산업 흐름은 분기와 월별로도 차이가 컸다. 외부 분석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누적 수출은 전년 동기보다 약 1.4% 증가했지만 4월에는 16.6% 감소했고, 5월에는 0.4% 증가했다. FH의 공식 집계로는 6월 수출액이 약 24억 스위스프랑으로 11.2% 늘었고, 7월 수출도 26억2,830만 스위스프랑으로 9.6% 증가했다. 이에 따라 1~7월 누적 수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0.9% 늘며 플러스로 전환됐다. 상반기(1~6월) 전체만 보면 정체에 가깝지만, 5월 이후 월별 흐름에서는 회복 조짐이 나타난 셈이다.
다만 6월 반등을 산업 전반의 본격 회복으로 단정하기에는 이르다. FH는 상반기 프랑스향 수출이 63.4% 증가했지만, 이는 프랑스 내 실제 소비수요보다 다른 유럽 국가로 재수출되는 제품의 물류 경로 변화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별도의 외부 분석은 이 일시적 효과를 제외하면 6월 성장률이 약 5.6% 수준으로 낮아진다고 추산했는데, 이는 FH의 공식 조정치가 아니라 외부 추정치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FH 역시 2026년 연간 실적이 전년과 대체로 비슷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미국의 향후 관세와 중동 정세에 따른 불확실성이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중국 충격은 완화됐지만 미국과 중동 변수가 남았다
스위스 시계산업의 가장 큰 구조적 부담은 중국 시장이었다. 중국 본토와 홍콩을 합친 스위스 시계 수출은 앞선 2년 동안 약 30% 줄었다. 다만 2026년 상반기 FH 집계로는 중국 본토 수출이 5.0% 감소한 반면 홍콩은 3.3% 증가해, 중화권 전체로는 대체로 보합에 가까웠다. 중국 본토는 스위스 시계 수출 대상국 순위에서 2024년 말 2위였지만 2026년 상반기에는 6위로 내려앉았다. 감소세가 다소 진정됐을 뿐, 예전 같은 성장 엔진으로 복귀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미국은 여전히 스위스 시계산업의 최대 시장이지만, 2026년 상반기 수출은 전년 동기보다 14.8% 감소했다. 다만 이는 2025년 2분기 관세 발효를 앞두고 재고를 미리 반영한 출하가 집중됐던 기저효과가 커, 2024년 상반기와 비교하면 오히려 2.6% 증가한 수준이다. 여기에 달러 약세와 스위스프랑 강세가 겹치면서 미국 시장에서 스위스 시계의 가격 경쟁력과 수출업체의 마진에 부담이 커졌다.
중동은 스위스 시계 수출의 약 10%를 차지하지만, 2026년 상반기 전체 수출액은 2.0% 감소했다. 다만 최대 시장인 아랍에미리트는 1.6% 증가했다. 2026년 2월 말 이후 이어진 지역 분쟁이 유통과 관광 소비에 불확실성을 키운 영향으로 보인다. 반면 멕시코(+14.9%)와 인도(+31.5%) 같은 신흥시장은 강하게 성장했다. 중국의 비중이 낮아지는 가운데 신흥시장이 수요 기반을 넓히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과 중동을 포함한 모든 대체 시장이 동시에 성장한 것은 아니라는 점은 분명히 해둘 필요가 있다.
스와치그룹, 산업 수출 감소 속 8.5% 성장
스와치그룹은 2026년 상반기 산업 평균과 다른 흐름을 보였다. 그룹 순매출은 31억2,100만 스위스프랑으로 전년 동기 30억5,900만 스위스프랑보다 실제 환율 기준 2.0% 증가했다. 고정 환율 기준 성장률은 8.5%였다. 약 2억 스위스프랑에 달하는 부정적 환율효과가 실제 보고 매출 증가율을 6.5%포인트가량 낮춘 셈이다. 다만 앞서 언급했듯 FH의 산업 수출 통계와 스와치그룹의 기업 매출은 집계 기준 자체가 다르므로, 두 성장률을 같은 지표로 직접 비교해서는 안 된다.
단위: 스위스프랑(비율 항목 제외). 스와치그룹이 발표한 보도자료 기준 수치이며, 2026년 상반기 순이익은 1,600만 스위스프랑이다(표에는 비교 가능한 전년 수치가 확인되지 않아 별도 표기하지 않았다). 일부 금융정보 서비스가 제시하는 수치는 회계 항목 분류나 데이터 전환 과정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어, 본문에서는 회사 발표치를 기준으로 했다.
성장은 2분기로 갈수록 빨라졌다. 2분기 매출은 고정 환율 기준 9.4% 증가했고, 5~6월만 보면 13.1% 늘었다. 생산 부문을 제외한 시계·주얼리 사업의 상반기 매출은 고정 환율 기준 9.5% 증가했으며 영업이익률은 9.0%를 기록했다. 2차 보도에 따르면 같은 사업의 5~6월 영업이익률은 15.0%까지 개선됐다. 이와 별개로 스와치그룹이 공식 반기 발표에서 명시한 5~6월 그룹 전체 영업이익률은 8.6%다. 사업부문 기준(생산 제외)과 연결그룹 기준(생산 포함)은 서로 다른 수치이므로 구분해서 봐야 한다. 상반기 누적 그룹 전체 영업이익률이 1.7%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생산부문의 부진이 연결 수익성을 크게 훼손했음을 알 수 있다.
지역별로는 미국 매출이 27%, 스페인이 28%, 이탈리아가 12% 증가했다. 아시아·오세아니아에서는 일본이 20%, 한국이 12%, 호주가 5% 성장했고, 인도 38%, 멕시코 26%, 사우디아라비아 41% 등 신흥시장이 강한 증가세를 보였다. 이 수치는 현지 통화 또는 고정 환율 기준 그룹 매출 증가율로, 앞서 다룬 FH의 국가별 스위스 시계 수출액과는 범위와 산정 기준이 다르다.
브랜드와 채널 구성도 성장에 기여했다. 스와치그룹의 자체 부티크 매출은 비교 가능한 매장 기준 고정 환율로 18% 증가했고 온라인 매출은 30% 늘었다. 오메가는 자체 소매 매출이 20% 증가했으며, 론진·티쏘·해밀턴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문스와치(오메가×스와치)와 스쿠바 피프티 패덤즈(블랑팡×스와치) 같은 그룹 내 협업 제품은 스와치그룹이 폭넓은 소비자층과 접점을 형성해 온 대표 사례다. 회사는 2026년 상반기 성장 배경으로 다양한 브랜드 포트폴리오와 신제품 출시, 리테일 사업의 효율성 개선을 꼽았다.
매출이 늘었는데 왜 이익은 줄었나
스와치그룹의 2026년 상반기 핵심 문제는 수요보다는 생산부문의 낮은 가동률이었다. 그룹은 업황 부진에도 생산능력과 전문인력을 유지하고, 단축근무 보상이나 대규모 감원에 의존하지 않는 전략을 택했다. 수요가 충분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인건비와 고정 제조비를 계속 부담하면서 생산부문 적자가 이어졌고, 이는 시계·주얼리 판매사업의 이익을 상당 부분 상쇄했다.
강한 스위스프랑도 부담이었다. 스와치그룹의 상반기 고정 환율 매출 성장률은 8.5%였지만 실제 환율 성장률은 2.0%에 그쳤다. 회사가 밝힌 부정적 환율효과는 약 2억 스위스프랑에 이른다. 2025년에도 환율로 인해 매출이 3억800만 스위스프랑 감소했던 만큼, 최근 그룹의 보고 매출과 이익에는 제품 수요 외에 환율 변수가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25년 연간 실적에서도 같은 문제가 나타났다. 스와치그룹의 2025년 매출은 62억8,000만 스위스프랑으로 고정 환율 기준 1.3%, 실제 환율 기준 5.9%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024년 3억400만 스위스프랑에서 1억3,500만 스위스프랑으로 줄었고, 영업이익률은 4.5%에서 2.1%로 하락했다. 순이익은 2,500만 스위스프랑으로 2024년 2억1,900만 스위스프랑보다 크게 감소했다.
단위: 스위스프랑(비율 항목 제외)
스와치그룹 연간 실적
2024년
2025년
순매출
67억3,500만
62억8,000만
영업이익
3억400만
1억3,500만
영업이익률
4.5%
2.1%
순이익
2억1,900만
2,500만
순이익률
3.3%
0.4%
2025년 매출 증감률(-5.9%)은 2024년 말 별도 회사로 이전한 Rivoli Group 안경사업을 제외한 비교 가능 기준이다. 따라서 공시된 두 연도의 절대 매출액으로 단순 계산한 감소율(약 -6.8%)과 회사가 발표한 실제 환율 기준 감소율 -5.9%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
2025년 하반기부터는 변화가 나타났다. 고정 환율 기준 하반기 매출은 4.7%, 4분기는 7.2% 증가했고, 중국·홍콩·마카오를 제외한 시계·주얼리 매출은 4분기에 10.4% 늘었다. 이 흐름이 2026년 상반기 8.5% 성장과 5~6월 13.1% 증가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매출 측면의 회복은 비교적 연속성이 있다. 스와치그룹은 5~6월과 7월 초의 매출 가속이 생산설비 활용도를 높여 하반기 수익성을 크게 개선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이는 수요 회복이 지속된다는 전제에 따른 회사 자체 전망이며, 실제 생산부문 손실 축소 여부는 2026년 하반기 실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스와치그룹코리아, 매출 회복에도 2년 연속 순손실
스와치그룹코리아는 오메가, 론진, 티쏘, 해밀턴, 라도, 미도, 브레게, 블랑팡, 글라슈테 오리지날, 스와치 등 그룹 브랜드의 국내 유통과 소매, 사후서비스를 담당하는 현지 법인이다. 스와치그룹 본사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으며, 글로벌 그룹과 달리 12월 결산법인이다. 따라서 글로벌 상반기 실적과 한국법인의 연간 감사보고서 수치를 직접 비교할 때는 집계 기간 차이를 고려해야 한다.
공개된 기업정보와 감사자료를 종합하면 스와치그룹코리아 매출은 2022년 3,734억 원에서 2023년 3,079억 원으로 17.5%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523억 원에서 139억 원으로 73.4% 급감했다. 2024년에는 매출이 3,282억 원으로 약 6.6% 증가했지만 영업손실 26억 원, 순손실 47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다.
2025년에는 매출이 약 3,481억 원으로 다시 6.0% 증가했다. NICE D&B 감사자료를 인용한 기업정보 서비스에 따르면 순손실은 약 69억 원으로 2024년보다 확대됐다. 다른 기업정보 서비스는 2025년 영업손실을 약 56억 원으로 제시한다. 매출은 2년 연속 회복했지만 순손실은 오히려 커진 구조로 보이며, 다만 영업손실 수치는 금융감독원 감사보고서 원문 대조가 필요하다.
스와치그룹코리아(억 원)
2022년
2023년
2024년
2025년
매출
3,734
3,079
3,282
3,481
영업이익
523
139
-26
-56*
영업이익률
약 14.0%
약 4.5%
약 -0.8%
약 -1.6%*
당기순이익
377
74
-47
-69
2022~2024년은 NICE평가정보 기반 공개자료, 2025년 매출·순손실은 NICE D&B 자료를 인용한 기업정보 서비스 기준이며 억 원 단위로 반올림했다. * 2025년 영업손실·영업이익률은 별도의 기업정보 서비스 수치로, 감사보고서 원문 대조가 필요하다.
흥미로운 점은 글로벌 스와치그룹이 2026년 상반기 한국 매출이 12% 증가했다고 밝혔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이 수치는 2026년 1~6월 그룹 연결 기준이며, 스와치그룹코리아의 2025년 연간 매출 증가율 6.0%와는 기간 자체가 다르다. 또한 글로벌 그룹의 한국 매출에는 내부 관리 기준, 환율 조정과 브랜드별 직간접 거래가 반영될 수 있어 국내 법인의 회계상 매출과 일치한다고 볼 수 없다.
산업은 정체인데 스와치그룹이 앞선 이유
스와치그룹의 강점은 최고급 시계에만 집중하지 않고 저가부터 초고가까지 가격대를 폭넓게 보유한다는 점이다. 스와치와 플릭플락부터 티쏘·해밀턴·미도, 론진·라도, 오메가, 브레게·블랑팡·글라슈테 오리지날까지 이어지는 포트폴리오는 시장별 경기와 소비층 변화에 대응할 수 있게 한다. 2026년 상반기에는 모든 가격대와 대륙에서 매출이 증가했으며, 특히 접근 가능한 가격대와 자체 소매채널의 성장세이 두드러졌다.
스와치그룹은 상반기에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크게 높였다고 자체적으로 밝혔다. 산업 수출액이 0.7% 감소한 상황에서 그룹 매출이 고정 환율 기준 8.5% 증가했다는 점은 이를 뒷받침하는 방향의 신호다. 다만 FH 수출통계와 기업 매출은 같은 지표가 아니다. FH는 모든 스위스 업체의 세관 신고 수출액을 합산하고, 스와치그룹 매출은 유통 및 소비자 판매를 포함한 연결 회계 기준이다. 그러므로 공개된 두 수치만으로 정확한 시장점유율 증가 폭을 계산할 수는 없다.
한국 시장에서는 왜 매출 증가가 이익으로 이어지지 않았나
2025년 매출 3,481억 원은 2022년의 3,734억 원보다 여전히 약 6.8% 낮다. 다만 공개된 요약자료에는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 재고평가, 본사 거래 조건 등 세부 항목이 충분히 나타나지 않아, 매출 회복에도 순손실이 확대된 원인을 확정하기는 어렵다.
글로벌 그룹에서는 직영점과 온라인 매출이 빠르게 성장했지만, 한국에서도 같은 유통구조 변화가 있었는지와 관련 비용이 발생했는지는 공개자료만으로 확인할 수 없다. 감사보고서 원문의 매출원가, 판매관리비, 특수관계자 거래와 재고자산 주석을 확인해야 보다 정확한 판단이 가능하다. 내가 볼 때 하반기 판단 기준은 결국 명확하다. 스위스 시계산업 전체로는 매출 회복이 공장 가동률과 영업이익률 개선으로 이어지는지가 핵심이고, 한국법인으로 좁히면 매출 성장 자체보다 그 성장이 재고 정상화와 비용 효율화, 흑자 전환으로 이어지는지가 다음 평가 기준이 될 것이다.
✦RIT's Insights
스위스 시계산업의 2026년 상반기 숫자는 한 방향으로 읽히지 않는다 — 수출액은 줄었는데 물량은 늘었고, 4월 급락 뒤 6~7월엔 반등했지만 중국 순위 하락·미국의 높은 기저효과·중동 변수가 남아 있어 회복이라 부르기엔 아직 이르다. 스와치그룹은 폭넓은 가격대와 직접 유통망 덕에 산업 평균보다 빠르게 컸지만, 매출과 이익 회복은 별개다 — 생산부문 고정비 부담이 수익성을 눌렀고, 5~6월의 수요 가속이 공장 가동률 상승으로 이어지는지가 하반기 영업이익률 회복의 핵심 변수다. 한국법인은 매출이 회복됐는데도 순손실이 오히려 커졌는데, 공개 자료만으로는 정확한 원인을 특정하기 어렵다. 매출 증가율보다 매출총이익률·재고 수준·본사 거래 조건이 함께 개선되는지를 다음 실적에서 봐야 한다.